017 마찰력

마찰력(friction force)은 접촉한 두 표면 사이에서 상대 운동 또는 상대 운동의 경향을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다. 마찰은 표면의 미세한 요철이 서로 맞물리고, 분자 수준에서 응착(adhesion)과 변형(deformation)이 일어나는 과정의 결과로 나타나며, 단순한 단일 메커니즘이 아니라 여러 미시적 효과의 집합으로 이해된다.

정지마찰과 운동마찰

외력이 가해졌으나 물체가 아직 움직이지 않을 때 작용하는 마찰을 정지마찰력(static friction)이라 하고, 그 최댓값은 수직항력 N에 대해 fs,max = μs N으로 근사된다. 외력이 정지마찰의 최댓값을 넘어서면 물체가 미끄러지기 시작하며, 이때 작용하는 마찰을 운동마찰력(kinetic friction)이라 하고 fk = μk N으로 쓴다. 일반적으로 동일한 접촉면에서 μs > μk이며, 이는 일단 미끄러지기 시작한 표면이 다시 정지 상태로 돌아갈 때까지 더 작은 힘으로도 운동을 유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아몽통-쿨롱 법칙의 한계

마찰력이 수직항력에 비례하고 겉보기 접촉면적과 무관하다는 고전적 결과는 아몽통-쿨롱(Amontons–Coulomb) 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관계는 어디까지나 경험적 근사이며, 매우 깨끗하고 평탄한 표면, 매우 큰 압력, 매우 낮은 속도, 또는 윤활 조건에서는 쉽게 깨진다. 현대 트라이볼로지(tribology)는 실제 접촉이 일어나는 미세한 점들의 총면적이 압력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모형화하여, 거시적으로 보이는 단순 비례 관계가 어떻게 출현하는지를 설명한다.

구름마찰과 유체 마찰

구체나 원통이 굴러갈 때 작용하는 구름마찰(rolling friction)은 미끄럼마찰에 비해 일반적으로 훨씬 작으며, 이는 변형이 가역적이지 않아 일부 에너지가 소실되는 데서 비롯된다. 한편 유체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에는 속도에 비례하거나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 저항이 작용하며, 이를 점성 저항과 관성 저항으로 구분한다. 레이놀즈 수(Reynolds number)는 두 효과의 상대적 크기를 가늠하는 무차원수이다.

018 모멘트

모멘트(moment)는 어떤 점 또는 축을 기준으로 한 물리량의 "회전 효과"를 정량화한 양이다. 가장 흔히 다루는 것은 힘의 모멘트, 즉 토크(torque)로, 회전축에서 작용점까지의 위치 벡터 r과 힘 F의 벡터곱 𝛕 = r × F로 정의된다.

회전 운동방정식

강체의 회전에 대한 뉴턴 제2법칙의 회전판본은 𝛕 = I 𝛂로 표현되며, 여기서 I는 회전축에 대한 관성모멘트, 𝛂는 각가속도이다. 관성모멘트는 질량이 회전축에서 얼마나 멀리 분포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며, 같은 질량이라도 분포가 바깥쪽에 치우칠수록 회전시키기 어렵다. 평행축 정리와 수직축 정리는 복잡한 형상의 관성모멘트를 계산하는 데 유용한 도구이다.

정역학적 평형

강체가 정지한 채로 외력을 받고 있을 때, 알짜힘이 0인 것뿐 아니라 임의의 점에 대한 알짜 모멘트도 0이어야 한다. 이 두 조건을 합쳐 정역학적 평형(static equilibrium)이라 하며, 다리, 건물, 기계 부품의 하중 해석에서 가장 먼저 적용되는 원리이다. 모멘트를 어느 점을 기준으로 계산하든 합이 0이라는 사실은, 실제 계산에서 미지수가 가장 적게 나오는 점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각운동량과의 관계

모멘트는 각운동량 L의 시간 변화율과 같다: 𝛕 = dL/dt. 외부에서 작용하는 알짜 모멘트가 0이면 각운동량이 보존되며, 이는 회전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모으면 회전이 빨라지는 현상이나, 행성의 케플러 운동에서 면적속도가 일정한 현상을 설명한다.

019 몰(mole)

몰(mole, 단위 기호 mol)은 물질의 양을 나타내는 SI 기본단위로, 정확히 6.022 140 76 × 1023개의 입자를 포함하는 양으로 정의된다. 이 수를 아보가드로 수라 하며, 입자는 원자, 분자, 이온, 전자 등 명시된 어떤 구성 단위든 될 수 있다.

2019년 SI 재정의

2019년 5월 20일부터 시행된 SI 단위 재정의 이후, 1몰은 더 이상 "탄소-12 12 g에 들어 있는 원자 수"로 정의되지 않으며, 대신 아보가드로 상수의 수치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정의된다. 이 재정의는 몰을 다른 기본단위들과 분리하여, 질량의 정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였다. 실용적인 계산에서 수치적 차이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지만, 개념적으로는 "셈"이라는 행위가 다른 물리량과 독립적으로 정의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몰질량과 화학량론

어떤 물질 1몰의 질량을 몰질량(molar mass)이라 하며, 단위는 g/mol이다. 원소의 몰질량은 주기율표상 원자량과 수치적으로 거의 일치한다. 화학 반응식의 계수는 분자나 원자의 "개수 비"를 나타내므로, 그대로 몰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주어진 반응물의 질량으로부터 생성물의 이론 수율을 계산하는 절차를 화학량론(stoichiometry)이라 한다.

몰농도와 용액

용액 1리터당 녹아 있는 용질의 몰수를 몰농도(molarity, 단위 mol/L 또는 M)라 한다. 몰농도는 반응이 일어나는 부피 단위 안에 입자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직접 나타내므로, 반응 속도, 화학 평형, 산-염기 적정 등의 정량 해석에서 핵심적인 양이다. 다만 온도에 따라 부피가 변하므로, 정밀 실험에서는 질량을 기준으로 한 몰랄농도(molality)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020 무게중심

무게중심(center of gravity)은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의 합력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 가상의 한 점이다. 균일한 중력장 안에서는 질량중심(center of mass)과 일치하며, 두 용어는 흔히 혼용된다. 엄밀히는, 중력 가속도가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에만 두 점이 어긋난다.

정의와 계산

이산적인 질량들로 이루어진 계의 질량중심 위치는 각 질량과 위치 벡터의 가중평균, R = (Σ mi ri) / Σ mi로 계산된다. 연속적인 질량 분포의 경우 합은 적분으로 바뀐다. 대칭이 있는 물체에서는 대칭축이나 대칭면이 반드시 질량중심을 지나며, 이를 이용하면 적분 없이도 위치를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

안정성과 받침면

지면 위에 정지해 있는 물체는, 그 무게중심에서 수직으로 내린 선이 받침면(base of support) 안쪽에 들어올 때 쓰러지지 않는다. 받침면이 넓을수록, 그리고 무게중심이 낮을수록 같은 외란에 대해 안정한 상태가 된다. 이 단순한 기하학적 조건은 건축물의 기초, 차량의 노면 안정성, 사람의 자세 제어를 통합적으로 설명한다.

운동에서의 무게중심

외력이 작용하는 다입자 계에서, 알짜 외력은 질량중심의 가속도에 곧장 작용한다. 즉 계 내부에서 어떤 복잡한 운동이 일어나든, 질량중심 자체는 마치 모든 질량이 그곳에 모여 있는 입자처럼 움직인다. 포물체 운동에서 회전하며 날아가는 막대의 무게중심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는 현상이 이 정리의 직관적인 예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