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 반도체
반도체(semiconductor)는 상온에서의 전기전도도가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 영역에 있고, 온도, 빛, 첨가물(불순물) 등에 의해 전도도가 크게 달라지는 물질을 가리킨다. 실리콘(Si)과 게르마늄(Ge) 같은 IV족 단원소 반도체, 갈륨비소(GaAs) 같은 화합물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도핑과 캐리어
진성(intrinsic) 반도체에 미량의 불순물을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과정을 도핑(doping)이라 한다. 5가 원소(예: 인)를 첨가하면 자유 전자가 늘어난 n형 반도체가 되고, 3가 원소(예: 붕소)를 첨가하면 정공(hole)이 다수 캐리어가 된 p형 반도체가 된다. 전기 전도는 이 두 종류의 캐리어가 외부 전기장 아래에서 이동함으로써 일어난다.
p–n 접합과 소자
p형과 n형을 접촉시킨 p–n 접합은 한 방향으로만 전류가 잘 흐르는 정류 특성을 가진다. 이 접합이 다이오드의 기본 구조이며, 세 영역을 이어 붙이면 트랜지스터, 산화막과 게이트를 더하면 MOSFET이 된다. 현대 집적회로는 수십억 개의 MOSFET을 하나의 실리콘 결정 위에 미세 가공하여 만든다.
광전 효과의 응용
반도체는 광자를 흡수해 전자–정공 쌍을 만들고, 반대로 전류로 빛을 내기도 한다. 태양전지, 광다이오드, LED, 반도체 레이저가 모두 이 원리에서 출발한다. 흡수와 방출의 에너지 스펙트럼은 다음 절에서 다룰 밴드갭에 의해 결정된다.
022 밴드갭
밴드갭(band gap)은 결정질 고체 안에서 전자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의 띠 가운데, 전자가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금지대(forbidden gap)를 말한다. 가장 위쪽까지 전자가 채워진 가전자대(valence band)와, 그 위의 비어 있는 전도대(conduction band) 사이의 에너지 간격이다.
크기에 따른 분류
밴드갭이 거의 0이거나 띠가 겹쳐 있으면 도체이고, 매우 크면(대략 3 eV 이상) 부도체이며, 그 중간 영역(대략 0.1–3 eV)이 반도체이다. 실리콘의 밴드갭은 약 1.1 eV, 갈륨비소는 약 1.4 eV로, 가시광 영역의 광자가 가전자대의 전자를 전도대로 올려 보내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갖는다.
직접·간접 천이
전자가 가전자대 꼭대기에서 전도대 바닥으로 이동할 때, 운동량 보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지가 직접·간접 밴드갭을 가른다. 직접 천이(direct transition) 물질(예: GaAs)에서는 광자 하나를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것만으로 천이가 일어나며 발광 효율이 높다. 간접 천이 물질(예: Si)은 격자 진동(포논)의 도움이 필요해 발광이 약하다. 발광 다이오드와 레이저 다이오드에 III–V족 화합물이 주로 쓰이는 이유이다.
밴드갭 공학
합금의 조성, 양자우물(quantum well)이나 양자점(quantum dot) 같은 저차원 구조를 이용하면, 하나의 반도체 시스템 안에서 밴드갭을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를 밴드갭 공학이라 하며, 고효율 태양전지, 가시광 전영역을 덮는 LED, 통신용 광원의 파장 설계에 핵심적인 도구가 된다.
023 보존자(boson)
보존자(boson)는 스핀이 0, 1, 2 등 정수인 양자역학적 입자의 집합으로, 인도의 물리학자 사티엔드라 나스 보스의 이름에서 따왔다. 보존자는 페르미온과 달리, 같은 양자 상태에 임의로 많은 입자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다(파울리 배타 원리의 적용을 받지 않음).
보즈–아인슈타인 통계
같은 종류의 보존자 여러 개로 이루어진 계는 보즈–아인슈타인(BE) 통계를 따른다.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는 대부분의 입자가 에너지가 가장 낮은 단일 양자 상태로 모여드는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이 일어난다. 1995년 루비듐 원자 기체에서의 실험적 관측은 이 예측을 거의 한 세기 만에 확인한 사례이다.
힘을 매개하는 입자
표준모형의 게이지 보존자들은 기본 상호작용을 매개한다. 광자는 전자기력을, W·Z 보존자는 약한 상호작용을, 글루온은 강한 상호작용을 매개한다. 2012년 발견이 보고된 힉스 보존자는 다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메커니즘과 결부된 스칼라(스핀 0) 보존자이다.
합성 보존자
하나의 입자가 아니라 여러 페르미온이 묶여 만들어진 복합 입자도, 전체 스핀이 정수이면 보존자처럼 행동한다. 헬륨-4 원자가 대표적이며, 절대영도 근처에서 초유체가 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초전도체에서 전자가 쌍을 이루는 쿠퍼쌍(Cooper pair) 역시 보존자 같은 응축 거동을 보인다.
024 빛(광자)
광자(photon)는 전자기장의 양자, 즉 빛의 가장 작은 에너지 단위이다. 진공 속에서의 전파 속도는 일정하며 약 2.998 × 108 m/s이고, 정지질량은 0이다. 에너지는 진동수 ν 또는 파장 λ에 따라 E = hν = hc/λ로 주어진다(h: 플랑크 상수).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
빛이 회절·간섭을 보이는 파동적 측면과, 광전 효과·콤프턴 산란에서 드러나는 입자적 측면을 동시에 가진다는 사실은 20세기 초 양자역학 발달의 출발점이 되었다. 이중 슬릿 실험은 광자가 검출 직전까지는 두 경로의 중첩 상태로 기술되며, 측정 시점에 비로소 한 점에 도달한 입자로 관측됨을 보여 준다.
편광
광자는 두 가지 독립적인 편광 상태를 가지며, 이는 전자기파의 가로파(transverse wave) 성격과 대응한다. 직선편광·원편광·타원편광은 모두 두 기본 상태의 선형 결합으로 표현된다. 편광 필터, 액정 디스플레이, 광통신 변조기, 그리고 양자 키 분배(QKD)와 같은 양자정보 기술은 이 자유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흑체 복사와 양자가설
뜨거운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이 고전 전자기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자외선 파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스 플랑크는 1900년 빛이 hν의 정수배 단위로만 교환된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이후 아인슈타인이 이 양자 가설을 광전 효과에 적용해 광자 개념을 확립하면서, 빛에 대한 양자적 기술이 완성되어 갔다.